청정경쟁법과 탄소국경조정제도
최근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이상고온 현상으로 인해 우리 경제를 떠받쳐주는 주된 동력이나 다름없는 수출전선에도 이상이 생겼다. 1997년 체결된 ‘교토의정서’(Kyoto Protocol: 2005-2000)에 이어 2015년 체결된 ‘파리협약’(Paris Agreement: 2001- 종료 시점 없음)으로 이어지는 국제공동체적 차원의 협약을 통해 이상기온 현상을 완화시켜보려 했지만, 기후변화의 심각성이 나날이 증가하자 미국과 유럽연합이 2022년에 각각 2026년과 2025년 시행을 목표로 독자적인 별도의 대책으로, 일명 ‘탄소 국경세’로 불리는 ‘청정경쟁법’(CCA: Clean Competition Act)과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를 발표했다. 미국과 유럽연합의 이 같은 조치는 자유무역을 저해하는 ‘무역규제’ 또는 ‘보호무역 장벽’이나 다름없지만,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완화해야 한다는 전지구적 공감대 속에서 내년 또는 내후년부터 실시될 예정이다.
탄소 국경세는 수입국이 자국보다 탄소배출이 많은 국가의 제품을 수입할 때 탄소 집중도가 높은 품목을 우선 지정하여 부과하는 통관세이다. 2024년 8월 27일 발표한 상공회의소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2022년에 발의되어 당장 내년부터 실시될 것으로 보이는 미국의 ‘청정경쟁법’(CCA)은 탄소 집약도가 높은 12개 수입품목, 즉 철강·알루미늄, 화학제품·화학비료, 석유정제품, 시멘트, 수소, 에탄올 등에 대해 탄소 국경세를 부과한다. 그리고 미국의 청정경쟁법과 같은 해에 발의되어 2026년 시행되는 유럽연합 탄소국경조정제도는 양적으로 청정경쟁법의 1/2에 해당하는 6개 수입품목, 즉 철강, 알루미늄, 비료, 수소, 시멘트, 전력 등에 탄소 국경세를 부과한다.
탄소 국경세가 실시될 경우,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는 많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GDP 대비 수출입 의존도는 아시아권 주요 수출국인 홍콩, 싱가포로, 베트남에 이어 4위로, 2020년 수출 31.16%+수입 28.43%=59.59, 2021년 수출 35.45%+수입 33.84%=69.29, 그리고 2022년 수출 40.85%+수입 43.71% = 84.56%로, 점차 늘어나는 추세이다. ‘국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2년 통계에 따르면, 재화와 용역 분야와 관련, 우리나라의 무역규모는 109 953.96(US 달러 100억)로, 투르키예 273 610.40과 독일 158 514.86 달러에 이은 3위에 해당한다.
게다가, 미국은 우리나라의 5대 교역국들 중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우리와의 교역량이 많은 나라이며, 유럽연합은 27개의 국가들로 이뤄진 교역시장으로, 구성국가들과의 개별 교역량으로 계산할 때 5대 교역국들과의 교역량에 못 미치지만, 전체적인 교역량에 있어서 1850개의 우리 기업이 수출에 참여할 만큼 넓은 시장이다.
미국과 유럽연합은 우리나라의 철강의 대표적인 수입국가들이다. 따라서 미국과 유럽연합이 탄소 국경세를 시행할 경우, 우리나라의 철강산업은 물론, 우리 경제에도 상당한 타격을 줄 것이다. 다름 아닌, 미국의 탄소 국경세는 자국 제품의 평균 탄소 집약도를 초과한 비율에 따라 배출량에 톤당 55달러의 탄소 조정세를 부과하고, 향후 매년 5%씩 올려 2030년에는 톤당 90달러(12만 1000원)이 부과한다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미국에 이어, 유럽연합의 탄소 국경세 역시, 미국처럼 구체적인 기준을 밝히지 않았지만, 기본적으로 유럽연합에 수출하는 기업에게 제품 생산과정에서 발생한 탄소 배출량만큼 탄소 국경세를 부과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의 탄소 국경세와 큰 차이가 없다.
유럽연합의 탄소국경조정제도를 사례로, 2026년부터 우리나라의 철강 수출에 미칠 타격에 대해 살펴보면, 철강산업의 미래를 위해 간단히 넘길 일이 아니다. 상공회의소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철강산업은 조강생산량 기준으로 세계 6위이며, 수출규모 기준으로 세계 3위의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주력산업으로, 유럽연합 철강 수술 규모는 42억 달러이다. 적용대상 6개 품목의 수출 규모가 48억 달러인 점을 고려하면, 철강이 유럽연합 수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철강산업은 탄소 배출량이 가장 많은 산업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사양산업의 길로 들어설 수밖에 없다. 상공회의소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2018년 기준으로 철강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1억 120만 톤으로, 국가 전체 배출량의 14%, 산업 부분 배출량의 39%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철강 수출에 유럽연합의 탄소국경조정제도가 적용될 경우, 시행 초기인 2026년에 발생하는 탄소 국경세는 851억 원 수준이지만, 2030년 이후 빠르게 증가하여 2034년부터 연간 5,500억 원을 상회하여 10년간 누적 금액이 3조를 넘어설 것이다. 2030년 이후 비용 증가 폭이 이처럼 큰 이유는 유럽연합이 2030년부터 무상할당을 급격히 줄여 2034년에 유상할당 비중을 100%로 높이기 때문이다.
대책
상공회의소는 산업통상자원부와 공동으로 ‘산업부문 탄소중립 정책협의회’를 개최했다. 협의회의 발표에 따르면, 두 부서는 산업부와 환경부통합 헬프 테스크를 통해 1천 3백건에 달하는 상담을 제공하고, 170개 기업을 대상으로 탄소배출 컨설팅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고로·전기로 공정에서 석탄과 전력 사용이 많아 대표적인 탄소 다배출 산업으로 꼽히는 철강산업의 탄소 줄이기를 위해 필요한 연구개발 제안을 내놓으며, 정부의 지원을 요청했다. 이와 관련, 첫 발제자는 철광석에서 산소를 분리하는 환원제를 석탄에서 수소로 바꾸기 위한 수소환원제철 기술의 개발·상용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를 위해 필요로 하는 연간 370만톤의 그린수소와 4.5GW의 무탄소 전력을 우리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 지원에 대한 발제자의 이 같은 주장은 유럽연합과 일본 정부의 지원사례를 참고한 주장이다. 발제자에 따르면, 유럽연합은 철강기업의 저탄소 상용설비 전환비용의 40~60%를 정부 보조금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일본은 4천 500억 엔의 기술개발 지원, 3조 엔의 탈탄소 실증 및 설비 전환 지원, 그리고 세액공제를 통해 그린스틸 판매량에 톤당 2만 엔의 설비 운영비까지 지원하고 있다. 두 번째 발제자는 수소환원제철 기술과 혁신형 전기로의 상용화를 시급하게 추진해야 하지만, 2035년 국가감축목표(NDC) 수립과 관련 기술개발 속도와 함께 무탄소 에너지, 철 스크랩 공급 등 제반여건을 면밀하게 검토하여 추진할 것을 주문했다.
정부는 자금지원과 탄소중립 플랫폼 구축을 통한 해결을 제안했다. 상공회의소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승렬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실장은 철강과 알루미늄 산업이 국제 탄소규제의 주요 대상 업종임과 동시에 다른 철강 수요 산업의 탄소중립에도 파급효과가 높은 국가 기간산업이라고 밝히며, 철강부문의 핵심기술 개발과 세제·융자 지원의 강화, 그리고 기업 간에 탄소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도록 ‘산업 공급망 탄소중립 플랫폼’을 조속히 구축하여 철강·알루미늄 산업의 탄소중립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대한상공회의소 역시 탄소중립을 선도적으로 이행하려는 기업들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제안하며, 철강·알루미늄 산업을 필두로 반도체·디스플레이, 석유화학·정유, 배터리·자동차 등 총 11개 주력업종의 탄소중립 이행상황을 점검하고, 경쟁력 강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뒤늦은 대책
탄소 국경세가 발의된 시점은 2022년이다. 즉 이 시점은 우리 정부의 탄소중립 선언이 있은지 2년이 지난 시점이고, 탄소중립선언이 발효된 시점과 동일한 시점이다. 대한민국 정책 브리핑이 발표한 김운수 서울연구원 명예 연구위원의 <2050 탄소중립, 국가 품격이자 국가 경쟁력 척도>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2020년 10월 탄소중립 선언 이후 1년 만에 2030년 탄소배출을 2018년 대비 40% 감축하는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와 ‘2050년 탄소중립’ 등 2개 시나리오를 확정했다. 게다가 우리 정부는 탄소중립선언의 실천을 위한 법률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부칙(총 10개 조)을 제외하면 총칙(제1장), 보칙(제11장)을 포함한 총 11장 83조로 구성된 일명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 ‘탄소중립기본법’을 마련하고, 기후 위기 대응, 저탄소 사회로의 전환, 그리고 국가 경쟁력 강화를 야심 찬 목표로 내걸었다.
우리 정부의 탄소 중립화 방안은 유럽공동체와 미국의 탄소 국경세 도입에 대응하는 데 시기적으로 적절한 시점에 발의되고 입법화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산업부문 탄소중립 정책협의회’가 불과 몇 달만 있으면 미국에서부터 시행될 가능성이 높은 탄소 국경세의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그것도 ‘제1차’란 수식어를 붙여 2024년에 급박하게 개최되었다는 것에 의아해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유럽연합과 일본의 경우 탄소중립화를 위해 이미 정부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시작했는데, 우리 정부는 그런 선례를 지금에 와서 따라야 한다고 주장하고, 따르겠다고 밝히는 남의 나라 눈치보기의 구태가 21세기에도 여전하다는 데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탄소 국경세가 발의된 시점에서부터라도 부지런히 대책을 논의했더라면, 수십 번을 논의하여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았을 텐데, 발등에 불이 아니라, 불에 타들어 가는 지금에 와서 논의했다는 것은 호된 수업료를 지불하겠다는 배짱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하다. 대(對)유럽 철강 수출과 관련해서만 2026년부터 향후 10년 동안 3조 원의 탄소 국경세를 지불해야 한다는 현재의 예측이 빗나가기만을 바랄 뿐이다.
최근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이상고온 현상으로 인해 우리 경제를 떠받쳐주는 주된 동력이나 다름없는 수출전선에도 이상이 생겼다. 1997년 체결된 ‘교토의정서’(Kyoto Protocol: 2005-2000)에 이어 2015년 체결된 ‘파리협약’(Paris Agreement: 2001- 종료 시점 없음)으로 이어지는 국제공동체적 차원의 협약을 통해 이상기온 현상을 완화시켜보려 했지만, 기후변화의 심각성이 나날이 증가하자 미국과 유럽연합이 2022년에 각각 2026년과 2025년 시행을 목표로 독자적인 별도의 대책으로, 일명 ‘탄소 국경세’로 불리는 ‘청정경쟁법’(CCA: Clean Competition Act)과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를 발표했다. 미국과 유럽연합의 이 같은 조치는 자유무역을 저해하는 ‘무역규제’ 또는 ‘보호무역 장벽’이나 다름없지만,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완화해야 한다는 전지구적 공감대 속에서 내년 또는 내후년부터 실시될 예정이다.
탄소 국경세는 수입국이 자국보다 탄소배출이 많은 국가의 제품을 수입할 때 탄소 집중도가 높은 품목을 우선 지정하여 부과하는 통관세이다. 2024년 8월 27일 발표한 상공회의소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2022년에 발의되어 당장 내년부터 실시될 것으로 보이는 미국의 ‘청정경쟁법’(CCA)은 탄소 집약도가 높은 12개 수입품목, 즉 철강·알루미늄, 화학제품·화학비료, 석유정제품, 시멘트, 수소, 에탄올 등에 대해 탄소 국경세를 부과한다. 그리고 미국의 청정경쟁법과 같은 해에 발의되어 2026년 시행되는 유럽연합 탄소국경조정제도는 양적으로 청정경쟁법의 1/2에 해당하는 6개 수입품목, 즉 철강, 알루미늄, 비료, 수소, 시멘트, 전력 등에 탄소 국경세를 부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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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국경세가 실시될 경우,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는 많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GDP 대비 수출입 의존도는 아시아권 주요 수출국인 홍콩, 싱가포로, 베트남에 이어 4위로, 2020년 수출 31.16%+수입 28.43%=59.59, 2021년 수출 35.45%+수입 33.84%=69.29, 그리고 2022년 수출 40.85%+수입 43.71% = 84.56%로, 점차 늘어나는 추세이다. ‘국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2년 통계에 따르면, 재화와 용역 분야와 관련, 우리나라의 무역규모는 109 953.96(US 달러 100억)로, 투르키예 273 610.40과 독일 158 514.86 달러에 이은 3위에 해당한다.
게다가, 미국은 우리나라의 5대 교역국들 중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우리와의 교역량이 많은 나라이며, 유럽연합은 27개의 국가들로 이뤄진 교역시장으로, 구성국가들과의 개별 교역량으로 계산할 때 5대 교역국들과의 교역량에 못 미치지만, 전체적인 교역량에 있어서 1850개의 우리 기업이 수출에 참여할 만큼 넓은 시장이다.
미국과 유럽연합은 우리나라의 철강의 대표적인 수입국가들이다. 따라서 미국과 유럽연합이 탄소 국경세를 시행할 경우, 우리나라의 철강산업은 물론, 우리 경제에도 상당한 타격을 줄 것이다. 다름 아닌, 미국의 탄소 국경세는 자국 제품의 평균 탄소 집약도를 초과한 비율에 따라 배출량에 톤당 55달러의 탄소 조정세를 부과하고, 향후 매년 5%씩 올려 2030년에는 톤당 90달러(12만 1000원)이 부과한다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미국에 이어, 유럽연합의 탄소 국경세 역시, 미국처럼 구체적인 기준을 밝히지 않았지만, 기본적으로 유럽연합에 수출하는 기업에게 제품 생산과정에서 발생한 탄소 배출량만큼 탄소 국경세를 부과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의 탄소 국경세와 큰 차이가 없다.
유럽연합의 탄소국경조정제도를 사례로, 2026년부터 우리나라의 철강 수출에 미칠 타격에 대해 살펴보면, 철강산업의 미래를 위해 간단히 넘길 일이 아니다. 상공회의소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철강산업은 조강생산량 기준으로 세계 6위이며, 수출규모 기준으로 세계 3위의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주력산업으로, 유럽연합 철강 수술 규모는 42억 달러이다. 적용대상 6개 품목의 수출 규모가 48억 달러인 점을 고려하면, 철강이 유럽연합 수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철강산업은 탄소 배출량이 가장 많은 산업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사양산업의 길로 들어설 수밖에 없다. 상공회의소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2018년 기준으로 철강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1억 120만 톤으로, 국가 전체 배출량의 14%, 산업 부분 배출량의 39%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철강 수출에 유럽연합의 탄소국경조정제도가 적용될 경우, 시행 초기인 2026년에 발생하는 탄소 국경세는 851억 원 수준이지만, 2030년 이후 빠르게 증가하여 2034년부터 연간 5,500억 원을 상회하여 10년간 누적 금액이 3조를 넘어설 것이다. 2030년 이후 비용 증가 폭이 이처럼 큰 이유는 유럽연합이 2030년부터 무상할당을 급격히 줄여 2034년에 유상할당 비중을 100%로 높이기 때문이다.
대책
상공회의소는 산업통상자원부와 공동으로 ‘산업부문 탄소중립 정책협의회’를 개최했다. 협의회의 발표에 따르면, 두 부서는 산업부와 환경부통합 헬프 테스크를 통해 1천 3백건에 달하는 상담을 제공하고, 170개 기업을 대상으로 탄소배출 컨설팅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고로·전기로 공정에서 석탄과 전력 사용이 많아 대표적인 탄소 다배출 산업으로 꼽히는 철강산업의 탄소 줄이기를 위해 필요한 연구개발 제안을 내놓으며, 정부의 지원을 요청했다. 이와 관련, 첫 발제자는 철광석에서 산소를 분리하는 환원제를 석탄에서 수소로 바꾸기 위한 수소환원제철 기술의 개발·상용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를 위해 필요로 하는 연간 370만톤의 그린수소와 4.5GW의 무탄소 전력을 우리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 지원에 대한 발제자의 이 같은 주장은 유럽연합과 일본 정부의 지원사례를 참고한 주장이다. 발제자에 따르면, 유럽연합은 철강기업의 저탄소 상용설비 전환비용의 40~60%를 정부 보조금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일본은 4천 500억 엔의 기술개발 지원, 3조 엔의 탈탄소 실증 및 설비 전환 지원, 그리고 세액공제를 통해 그린스틸 판매량에 톤당 2만 엔의 설비 운영비까지 지원하고 있다. 두 번째 발제자는 수소환원제철 기술과 혁신형 전기로의 상용화를 시급하게 추진해야 하지만, 2035년 국가감축목표(NDC) 수립과 관련 기술개발 속도와 함께 무탄소 에너지, 철 스크랩 공급 등 제반여건을 면밀하게 검토하여 추진할 것을 주문했다.
정부는 자금지원과 탄소중립 플랫폼 구축을 통한 해결을 제안했다. 상공회의소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승렬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실장은 철강과 알루미늄 산업이 국제 탄소규제의 주요 대상 업종임과 동시에 다른 철강 수요 산업의 탄소중립에도 파급효과가 높은 국가 기간산업이라고 밝히며, 철강부문의 핵심기술 개발과 세제·융자 지원의 강화, 그리고 기업 간에 탄소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도록 ‘산업 공급망 탄소중립 플랫폼’을 조속히 구축하여 철강·알루미늄 산업의 탄소중립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대한상공회의소 역시 탄소중립을 선도적으로 이행하려는 기업들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제안하며, 철강·알루미늄 산업을 필두로 반도체·디스플레이, 석유화학·정유, 배터리·자동차 등 총 11개 주력업종의 탄소중립 이행상황을 점검하고, 경쟁력 강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뒤늦은 대책
탄소 국경세가 발의된 시점은 2022년이다. 즉 이 시점은 우리 정부의 탄소중립 선언이 있은지 2년이 지난 시점이고, 탄소중립선언이 발효된 시점과 동일한 시점이다. 대한민국 정책 브리핑이 발표한 김운수 서울연구원 명예 연구위원의 <2050 탄소중립, 국가 품격이자 국가 경쟁력 척도>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2020년 10월 탄소중립 선언 이후 1년 만에 2030년 탄소배출을 2018년 대비 40% 감축하는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와 ‘2050년 탄소중립’ 등 2개 시나리오를 확정했다. 게다가 우리 정부는 탄소중립선언의 실천을 위한 법률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부칙(총 10개 조)을 제외하면 총칙(제1장), 보칙(제11장)을 포함한 총 11장 83조로 구성된 일명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 ‘탄소중립기본법’을 마련하고, 기후 위기 대응, 저탄소 사회로의 전환, 그리고 국가 경쟁력 강화를 야심 찬 목표로 내걸었다.
우리 정부의 탄소 중립화 방안은 유럽공동체와 미국의 탄소 국경세 도입에 대응하는 데 시기적으로 적절한 시점에 발의되고 입법화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산업부문 탄소중립 정책협의회’가 불과 몇 달만 있으면 미국에서부터 시행될 가능성이 높은 탄소 국경세의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그것도 ‘제1차’란 수식어를 붙여 2024년에 급박하게 개최되었다는 것에 의아해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유럽연합과 일본의 경우 탄소중립화를 위해 이미 정부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시작했는데, 우리 정부는 그런 선례를 지금에 와서 따라야 한다고 주장하고, 따르겠다고 밝히는 남의 나라 눈치보기의 구태가 21세기에도 여전하다는 데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탄소 국경세가 발의된 시점에서부터라도 부지런히 대책을 논의했더라면, 수십 번을 논의하여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았을 텐데, 발등에 불이 아니라, 불에 타들어 가는 지금에 와서 논의했다는 것은 호된 수업료를 지불하겠다는 배짱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하다. 대(對)유럽 철강 수출과 관련해서만 2026년부터 향후 10년 동안 3조 원의 탄소 국경세를 지불해야 한다는 현재의 예측이 빗나가기만을 바랄 뿐이다.
이영철 시인/대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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