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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천구의 콘크리트 세상] 현장과 시방서 간 괴리 확대…중유동 콘크리트 필요

기사승인 26-04-18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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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현장에서 콘크리트 시방 기준과 실제 시공 간 괴리가 심화되면서 제도 개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제정하고 국가기술표준원이 관리하는 콘크리트 표준시방서(KCS 14 20 10)에 따르면, 일반 철근 콘크리트의 슬럼프 값은 80~150 mm 범위로 규정돼 있다. 이에 따라 아파트 등 일반 건설공사에서는 통상 상한선인 150 mm 수준으로 설계가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 건설 현장은 노동력 부족과 고령화, 외국인 노동자 의존 증가,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안전 규제 강화 등으로 인해 시방서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같은 여건 속에서 실제 타설되는 레미콘의 슬럼프는 설계 기준을 초과한 210~230 mm 수준까지 증가하는 사례가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합보고서상 단위수량은 약 175 kg/㎥ 수준으로 제시되지만, 현장에서는 작업성을 확보하기 위해 물이 추가되면서 실제 단위수량이 200 kg/㎥ 이상으로 증가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이로 인해 콘크리트 강도와 내구성 저하 등 구조적 품질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슬럼프의 표준값(mm)
 
 
이처럼 시방 기준과 현장 실행 간 괴리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단순한 기준 준수 요구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작업 인력 교육과 시공 환경 개선이 필요하지만, 단기간 내 해결이 어려운 구조적 문제도 동시에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설계 기준 자체를 현실에 맞게 조정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고강도 콘크리트에서 활용되는 고유동 콘크리트 개념을 일반 콘크리트에도 확대 적용해, 슬럼프 210~230 mm 또는 슬럼프 플로 450~550 mm 수준의 중유동 콘크리트를 도입하는 방안이다.

현재 KS F 4009(레디믹스트 콘크리트)에는 슬럼프 210 mm 및 슬럼프 플로 500 mm 기준이 포함돼 있어 제도적 근거는 마련된 상태다. 이에 따라 표준시방서의 유동성 기준을 기존 80~150 mm에서 80~210 mm 등으로 확대하고, 설계 단계에서 이를 반영할 경우 시공성과 품질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물을 추가하는 대신 고성능 감수제를 활용해 유동성을 확보할 경우 단위수량을 줄이면서도 강도와 내구성을 유지할 수 있어 품질 개선 효과도 기대된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접근이 현장 여건을 반영한 ‘한국형 콘크리트’ 정착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한천구 청주대 건축공학과 석좌교수

<저작권자 경제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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