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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권 조기 전환’과 한·미 간 인식, ‘속도전-조건’이 주는 함의

기사승인 26-06-02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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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전작권 전환’에 강한 의지→美, 동맹국 비용 분담 사례로 언급(rhetoric)

주한미군사령관 등 美 주요 인사, 연합사 해체 가능성 언급+‘조건 충족’ 요구

괴벨스 獨 선전책임자…“쉽게 학습되도록 간단한 용어·슬로건 활용”


한·미 간 이상기류가 거듭되는 가운데 우리 정부는 전시작전통제권(이하 전작권)을 조기에 전환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피력하며,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 사령관(이하 브런슨 사령관)에 의한 연합사 해체 가능성과 미래 연합사 창설을 우려하는 언급 등이 공개되면서 여러 반응이 나오고 있다.

‘전작권(Wartime Operational Control)’은 ‘한미연합사령관(이하 연합사령관, 주한미군·UN군 사령관 겸무)이 전시에 한·미 안보협의회의(SCM)와 한·미 군사위원회회의(MCM)를 통해 양국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지정된 부대를 지휘하는 제한적인 권한’을 뜻하고 있다. 최근의 ‘전작권 전환’ 추진은 ‘군사 주권’ 확보나, ‘지휘체계’ 교체에 그치는 게 아니라 한·미 연합체제 구조(틀) 자체를 바꾸고, 한반도 방위체제의 핵심축을 전환하는 국가적 사안’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하 김정은)은 북-러·북-중 관계를 심화시키며, ‘회색지대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남부 국경 일대 강화 작업, 공군 기지(공항) 등에 대한 재보수·정비사업, 신형 미사일·드론의 시험 발사와 대량생산 가속화, 신형무기체계를 군사분계선(MDL) 일대에 배치한다는 공개 위협, 핵무기를 나날이 고도·정예화시키며, 우리 내부의 갈등을 조장하고, 한·미 동맹의 틈새를 벌리기에 여념이 없다.

‘회색지대(gray zone) 전략’은 ‘평화와 전쟁 사이의 모호한 영역에서 비 재래식 도구와 하이브리드 기술을 적용해 상대(국가행위자 또는 비국가 행위자)를 압박하는 전략(전술)’이다. 전쟁은 선포하지 않되, 군사·외교·심리적 수단 등을 동원해 내부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기 위함이다.
 
 
그래픽=김성진 기자
 

지난 26일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안보는 우리 스스로가 책임지고 지키겠다는 견고한 자세”라며, “한·미 동맹의 건강한 발전을 견인할 전작권 ‘환수’를 차질 없이 신속하게 진행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전환(轉換)’ 대신 ‘환수(還收)’로 표현함은 군사 주권을 되찾는다는 정당성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같은 날 오후의 ‘제1회 미래국방전략위원회 회의’에선 안규백 국방부 장관의 “내일 전작권이 회수되더라도 크게 문제가 없다”는 언급에 “크게 문제가 없다는 게 아니라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해야 맞겠다”며, “국방 분야에선 여전히 의존적 사고가 크다. 스스로의 힘으로 스스로를 지키는 게 국가의 근본”임을 강조했다. 우리 정부의 전작권 조기 전환 추진이 무리하지 않다는 의도를 보여주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지난달 21일 브런슨 사령관은 미 하원 군사청문회에 참석해 “조건에 기반한 전작권 전환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며, “정치적 편의주의가 조건을 앞서선 안 된다”고 말했다. 또한, 조건이 충족되는 시기를 ‘2029년 2분기 이전(1~3월)’이라고 밝히며, 우리 정부의 ‘2027년 말’과 상당한 인식 차를 드러냈다. 지난 12일엔 “전문성의 축적이 필요한 일을 일정을 정해 놓고, 추진하려 하기에 잠을 못 이룬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가 전환 시기를 과도하게 앞당기려 한다는 의미로 군사작전 능력이 충분한지에 대한 평가와 별개로 정치적 목적을 더 앞세우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의 노골적 표현이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이하 헤그세스)이 “한국과 같은 동맹국이 군사작전 통제권을 더 신속하게 주도하고자 함은 고무적(Breath of fresh air)”이라고 밝힌 데 대해 사의를 표명했다. 그러나 “군인들이 수십 년간 수행해 온 작전계획·책무들이 존중될 수 있는 균형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대중(對中) 견제 및 다른 동맹국을 압박하는 정치적 수사(rhetoric)에 불과할 뿐, 우리의 안보 현실과 양국 간 공감대 형성 및 신뢰가 회복됐다는 시그널로 보기는 쉽지 않아서다. 
 
 
그래픽=김성진 기자
 
 
전작권 전환은 미국과 합의해야 하고, 세 가지 측면에서 파급력이 크기에 한·미 간 ‘신뢰(trust)’가 전제돼야 한다. △미국(주한미군)은 한국군의 전시 작전 능력이 명확히 검증(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전환이 이뤄질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상당하다. △미국이 바라보는 주한미군의 임무·역할과 우리 정부의 기대치가 다르다. △북한이 핵 문제를 대하는 태도가 단호하다. 지난달 26일 ‘쿼드(Quad, 미·일·호·인도 4개국 안보협의체)’가 북한의 비핵화 원칙에 대한 공동성명을 발표하자 북한 외무성은 곧바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의 비핵화는 절대로, 영원히 없을 것이다”고 단호하게 못 박았다. 최근 북-중·북-러 간 군사적 지원·교류의 심화 흐름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미국은 국가방위전략(NDS)에서 대중(對中) 견제·압박 전략을 강화하고자 한다. 이에 따라 군사적 필요조건의 충족 즉, 실질적인 3단계 검증을 거치지 않은 한국군 연합사령관의 지휘를 받는 데 상당한 문제의식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조기에 전환되면, 주한미군은 한국군 연합사령관의 지휘를 받기 어렵다는 점을 우리 측에 수차례 전달했다고 알려졌다. 전작권 조기 전환을 연합사가 해체될 가능성과 연계했다는 측면에서 예사롭지 않다.

2006년 처음 제기된 전작권 전환은 정부가 바뀔 때마다 변화돼왔다. 박근혜 정부 때 ‘시기’에서 ‘조건’으로 전환하면서 △한국군의 핵심 군사 능력 △북한의 핵·미사일 대응능력 △전작권 전환에 부합하는 역내 안보 환경이라는 세 가지 조건을 정했다. 핵심은 우리가 한·미 연합군을 지휘해 북한의 도발을 억제할 수 있는지다. 여기에 더해 △전작권의 조기 전환 추진이 전략적 유연성을 강화하려는 주한미군에 미칠 향배(向背)와 △타국군에 지휘권을 양보하지 않는 미군의 ‘퍼싱 원칙(Pershing Principle·)’이다. 공식 문서상 용어가 아니기에 법적 효력은 없으나, 정서적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는 측면에서 이를 배제하기는 쉽지 않다. 더욱이 세 가지 조건도 ‘정량적 평가’가 아닌 객관적으로 계량하기 어려운 ‘정성적 평가’임을 유념해야 한다. 

먼저, ‘한국군의 핵심 군사 능력’ 가운데 ‘한·미 연합지휘 능력(수준)’을 살펴보자. 전투력을 제외하고도 미국의 다영역 지휘 통제체계(JADCS)와 어떻게 연동할 것인지가 핵심이다. 그러나 미국의 자존(自尊)적 성향을 고려 시 능력·보안상 등의 이유를 들어 쉽게 허용하지 않을 터이다. 더욱이 지난달 미·필리핀이 공동주최한 ‘발리카탄 2026’ 시 ‘연합조정센터(CCC)와 인-태 사령부 임무 네트워크(IMN)’ 즉, 7개국이 참여하는 다국적 지휘 통제 허브(군사 공유망)를 처음 가동했으나, 우리는 동참하지 않았다. 지난달 28일의 ‘2026 합동 화력 훈련’ 때도 미군 병력과 장비는 초청되지 않았다.

둘째, ‘대북(對北) 핵·미사일 대응능력’ 중에서 ‘한국형 3축 체계(이하 3축 체계)’와 ‘확장억제 전략의 실효성’이다. ‘3축 체계(Kill chain-KAMD-KMPR)’는 재래식 무기체계가 아직 완성되지 않은 수준으로 핵무기 대응에도 일정한 한계가 존재한다. ‘확장억제’는 미 대통령이 최종 권한을 행사하게 되어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하 트럼프)의 김정은에 대한 인식과 핵 보유에 대한 발언, 북한발 핵 위협에 대한 역대 미 행정부의 미온적 대응이 북한으로하여금 핵무기를 개발하게 했다. 여러 정황을 종합해 보면, 현재의 미국이 확장억제 전략을 실행할 의지는 ‘모호’하다.

셋째, ‘역내(域內) 안보 환경’ 중에서 북-중·북-러 간 군사적 관계 심화와 중국의 해양 팽창정책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어차피 대만과 한반도 분쟁은 동시·연속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의 대(對)한반도 견제·서태평양 지배 전략을 비롯한 팽창정책은 계속될 것이기에 역내 갈등(분쟁)이 잦아들기는 쉽지 않다.

이러한 세 가지 조건과 주변 여건을 살펴볼 때 ‘전환 조건’의 충족은 특정한 시점을 정한다고 하여 완성되긴 쉽지 않은 형국이다.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끊임없이 대응해야 하는 여정(旅程)이어서다. 따라서 ‘전작권 조기 전환’은 미국의 ‘대북 군사억제력·확장억제 이탈’을 부추길 가능성까지 논제(agenda)로 포함해야 하지 않나 싶다.

안보는 국가 존립·국민의 안전과 생명이 직결된 중대 사안(事案)이기에 의욕(감성)보다는 냉철한 현실적 판단과 지혜로운 전략 구사가 필요하다. 독일의 요제프 괴벨스가 주장한 바와 같이 “선전(전작권 조기 전환)은 쉽게 학습(공감 또는 이해)될 수 있어야 하기에 간단한 용어나, 구호(slogan)를 내세우는 게 좋다”고 강조했듯이 필요한 정책과 추구하는 전략을 국민이 쉽게 이해 및 공감할 노력이 필요하다. 역대 정부의 사례를 보면, 아무리 옳은 정책도 국민적 이해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성공하기가 쉽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전작권 조기 전환은 ‘정치·정책적 판단(속도전)’에 실질적인 ‘안보 역량’이 덧대어져야 한다. 직면한 문제에 감성이 더해질수록 해결은 점점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한반도를 둘러싼 엄중한 안보 환경에 대처하려면, 한·미 간 신뢰(trust) 회복이 먼저다.

김성진 국방전문 기자 btnk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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