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setNet1_2

[한천구의 콘크리트 세상] 열 받았다

기사승인 25-06-03 17:59

공유
default_news_ad1

조형물을 만드는 예술가 입장에서 저렴하면서도 큰 규모를 만족할 수 있는 소재로는 무엇보다 콘크리트를 생각할 수 있다. 즉, 큰 거푸집을 짜고 그 거푸집 속에 레미콘을 구입하여 부어 넣기만 하면 될 수 있을 터이니까 말이다.

경기도 고양시 실내체육관 앞의 <고양에서 오르다>조형물은 역동적인 고양시의 모습을 상징하는 스토리텔링 조경 시설물이다. 설치된 다섯 기둥은 고양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5만 년 역사를 상징하고, 다섯 기둥을 오르는 열두 명의 젊은이들은 일년 열두 달 쉬지 않고 발전해가는 고양시의 생명력을 의미한다.

필자의 경우, 예술가도 조경가도 아니므로 작품에 대하여는 할 말이 없다. 그러나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5개의 기둥인 경우는 아마도 콘크리트 전문가의 자문 없이 만들어져서 콘크리트가 열 받아서 표면에 망상(網狀) 균열이 발생하여 옥에 티와 같은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즉, 대형기둥 5개는 지름이 1m도 넘는 매스 콘크리트인데 아마도 수화열을 고려하지 않고 타설 함으로써 내부구속 수화열 균열이 발생한 것이다.

콘크리트는 시멘트의 수화반응으로 굳어지는 재료인데, 수화반응 과정에서는 많은 화학변화가 그렇듯이 수화열이 발생한다. 이 열의 경우 콘크리트 외부나 내부나 동일하게 발생하지만, 외부에서는 외기온에 의해 식어져서 높게 올라가지 않지만, 내부에서는 쉽게 열을 표면으로 전달하지 못하고 축척 됨으로써 높게 올라갔다 식어 짐으로 중심부와 표면부 간에 온도 차가 발생한다.
 
 
사진=한천구 교수
 
 
이와 같은 상황은 중심부는 높은 온도로 팽창하려고 하는데, 표면부는 중심부만큼 온도가 높지 않아 많이 늘어나지 않음으로써 결국, 중심부는 압축응력, 표면부는 인장응력이 발생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큰 응력이 발생하는 시점에서 콘크리트는 아직 강도가 크게 발현되지 않아 내부에서 외부로 밀어내어 표면에 발생하는 인장응력이 콘크리트의 인장강도를 초과하게 됨으로써 균열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경우의 대책으로는 교과서 및 시방서에 따른 매스 콘크리트 시공 규정에 따라야겠지만, 대표적으로 경제적인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저발열 배합이다. 플라이애시, 고로슬래그 미분말 등을 혼합하여 레미콘을 생산·이용 함으로써 최고온도를 낮춘다.

둘째, 속이 꽉 찬 원기둥보다는 속이 빈 원통형으로 설계하는 것이다. 단면두께가 두껍지 않음으로 열응력이 발생하지 않게 한다.

셋째, 콘크리트 타설 후 외부를 단열한다. 즉, 버블시트 등 단열재로 감싸고, 거푸집 탈형 시기도 늦춤으로써 중심과 표면 간의 온도 차를 없앤다.

결론적으로 소규모 적인 콘크리트 조형물이라고 하여도 비 전문가가 매스 콘크리트를 중요시 취급하지 않고 무시하게 되면 콘크리트가 열 받아서 문제를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콘크리트뿐만 아니라 어떤 구조물을 축조하는 경우에는 아무리 간단하고 소규모 적인 경우라도 일반적이지 않은 상황이라면 반드시 그 분야의 전문가 자문 및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한천구 청주대 건축공학과 석좌교수

<저작권자 경제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3
default_setImage2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그래픽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