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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적 상황에서 우주전력과 조직을 구축하는 데 있어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요소는 우주 관련 작전 수행체계를 어떻게 정립할 것인가?와 『미사일 작전과 우주 작전을 분리할 것인가? 아니면 통합해서 할 것인가?이다.
즉, 우주 전장이라는 큰 그림을 그리는데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은 어떻게 싸울 것인가의 작전개념(How to Fight)이기에 합동성이라는 명분 아래 자군(自軍) 우선주의를 강화하는 경쟁의 장이 되어서는 안된다.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게 우주 자산과 관련된 모든부대·기관이 통합되도록 조직을 구성해야 한다. 미국을 비롯한 우주 선진국들은 미사일의 고도화가 우주발사체, 위성 등의 개발로 이어져 우주에 대한 도전을 견인하고 있으며, 미사일 작전대상도 미사일에서 위성,우주 쓰레기 등의 모든 우주물체까지 확장되고 있다.
특히 미국은 미사일 작전과 우주 작전이 같은 영역 내에서 이루어짐을 인식하고 "지상에서 고도 100km 이상인 우주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군사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군대" 즉 우주군(Space Force)을 2019년 육‧해‧공군, 해병대, 해양경비대에 이어 6번째 군종(軍種)으로 창설하여 우주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최근에 전략사령부를 창설한 우리 군도 믿고 따라갈 수 있는 이상적 롤모델인 미국의 사례에서 보듯이 미사일 작전의 완전성 추구를 위해 우선적으로 미사일 방어와 미사일 공격을 담당하는 부대를 하나의 지휘체계로 통합하여 가용 정보자산에서 획득된 첩보를 융합,활용하고 추후 전력화 예정인 우주전력도 점진적으로 수용하여 통합된 우주 미사일 작전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이다’라고 언급한 영국 사학자 에드워드 카(Eaward. H. Carr)의 말처럼 역사는 반복된다는 교훈을 우리에게 주고 있다. 그러나 좋은 역사의 반복은 환영할 일이지만 잘못된 역사의 반복은 경계하고 피해야 한다. 1991년 시행된 육군 방공포병의 불완전한 공군 전군(轉軍)은 3차원의 공중공간에서 활동하는 공중위협을 무력화시키는 방공전력의 통합운용을 곤란하게 하였고 지대공과 지대지미사일 전력을 이원화하는 잘못된 결과를 낳았다.
이러한 전군(轉軍)의 결과로 육군에 단거리 방공전력과 지대지미사일 전력을 남겨둠에 따라 우리 군은 통합 방공 및 미사일 방어(IAMD-Joint Integrated Air & Missile Defense) 작전개념을 구현하기 위한 Kill Chain과 KAMD,KMPR의 3축 체계를 단일 지휘체계로 완벽하게 통합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쳐버렸다.
지금 우주 작전의 영역이 다시 논란의 장이 되고 있다. 현재 각 군은 우주 작전을 3군공통의 임무로 간주하여 공군은 ‘스페이스 오디세이’라는 이름으로, 육군은 ‘페가수스 프로젝트’로, 해군은 ‘해군 우주력 발전업무 추진계획’으로 우주력 건설을 위한 로드맵을 따로따로 그려나가고 있기에 또다시 자군(自軍) 중심의 잘못된 역사가 재현되려 하고 있다.
만약 육군이 미사일 작전을 주도했던 방공포병사령부를 전군(轉軍)시키지 않고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었다면, 우주조직의 구축은 어떻게 되었을까? 우주전력의 최대사용자를 자처하는 육군은 미 육군 우주 및 미사일방어사령부의 예를 들어 이미 우주사령부를 별도의 조직으로 창설했을 것이다.
이제는 우주와 미사일을 하나의 팀으로 구성, 전력과 조직을 통합 운영할 때이다. ‘하늘로! 우주로!’를 꿈꿔왔던 공군에 미사일 방어를 주도하는 방공포병이 건재(健在)하기 때문에 우주는 방공포병 조직을 주도로 발전시켜야 한다.
현명한 사람은 앞서간 사람과 역사에 길을 묻는다. 미 공군과 미 육군의 우주와 미사일 방어에 대한 역사와 교훈은 혼돈 속에 우주로의 길을 찾고 있는 우리 군에게 미사일과 우주를 하나로 통합해서 우주로 나아갈 것을 안내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 군도 미사일 작전과 우주 작전 요소를 통합하여 우주 미사일 전략사령부로 확대 창설함으로써 우주 미사일 통합작전의 시대를 열기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현대전에서 우주는 기회와 도전의 장(場)이다.
권명국 군사문제연구원 객원연구위원, 前 방공포병사령관, 예비역 공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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