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간 정치·군사적 신뢰 구축…‘9·19 군사합의’ 복원+‘DMZ 법’ 제정 추진
北, 6년여간(2018~2024) 3,600여 차례 합의 위반
‘정전협정(1953)’…‘다자안보협력체제(18개 회원국)’→즉각 전력 투입 가능
지난 정부에서 ‘전면(全面)정지’됐던 ‘9·19 군사합의’가 “남북 간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고, 정치·군사적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 군사합의를 복원해 나가겠다”는 정책 기조에 따라 복원이 추진되고, ‘비무장지대(DMZ)의 평화적 이용에 관한 법률(이하 DMZ 법)’도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9·19 군사합의’는 2018년 9월 19일 문재인 전 대통령이 평양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 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하 김정은)과 체결한 ‘9·19 공동선언 중 군사 분야 합의서’를 뜻한다. 결과적으로 △전방 지역의 비행 금지구역 설정 △서해 완충 구역 설정 △GP 상호 철수 등이 진행됐지만, 평화 분위기 조성 외에 실질적인 효과는 없었다는 평가가 다수다.
2023년 11월 북한이 군사 정찰위성(만리경-1호)을 발사하자 우리 정부는 ‘일부 효력을 정지’했다. 그러나 김정은은 핵보유국의 위상을 갖고자 끊임없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오물풍선 살포·GPS 전파 교란 공격 등을 자행하며, ‘9·19 군사합의’를 ‘전면 파기’했다. 2024년 6월 우리 정부도 ‘전면 효력 정지’를 결정했다. 6년여 동안 북한이 합의를 위반한 사례가 3,600여 회에 이른다는 점은 이들의 도발적 저의(底意)를 가늠하게 한다.
올해 1월 초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한국 무인기의 평양 침투’를 주장하면서 ‘불량배·쓰레기 집단’이라는 위협과 경고를 서슴지 않았다. 우리 국방부는 곧바로 사실이 아니라고 발표했고, 군·경 합동수사팀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올해 신년 기자회견에서 “평화가 뒷받침하는 안정적 성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고, 남북관계 개선이 탄탄한 평화로 이어진다는 인식에서 ‘9·19 군사합의 복원+DMZ 법 제정’이 추진되고 있다.
‘9·19 군사합의 복원’으로 한반도에 평화와 안정을 찾을 수 있다면, 국민 누구나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상호 신뢰와 진정성,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노력이 동반돼야 한다.
‘DMZ 법’은 “한국 정부가 UN군 사령관이 가진 DMZ 출입에 관한 승인 권한 중에서 비군사적 목적의 DMZ 출입 승인을 독자적으로 행사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지난달 28일 UN군 사령부(이하 UN사)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DMZ 법이 정전협정과 정면충돌하고, UN사의 권한을 과도하게 훼손한다(so undermine)”며, “당사국들의 심각한 우려(significant concern)가 있다”고 강하게 언급함은 예기치 못한 갈등과 분란으로 번질 수 있다는 시그널로 보인다. UN사 입장에선 UN군 사령관의 권한을 일방적으로 제한하는 입법 추진이 ‘다자안보협력체제(정전체제)’의 근간을 흔드는 사안(事案)이란 의미다.
1953년 7월 27일 UN군 측(美)-공산군 측(北·中) 간 체결한 정전협정 제9조 등에선 DMZ 출입 승인 권한이 UN사 군정위에 있고, UN군 사령관이 DMZ 내 군사분계선(MDL) 이남 지역의 민사 행정 및 구제 사업을 책임지게 돼 있다. 즉, “군사정전위의 특정한 허가를 받고 들어가는 인원을 제외하고는 어떠한 군인이나, 민간인도 DMZ에 들어감을 허가하지 않는다”고 명시됐다.
UN사 관계자는 “정전협정 머리말에 ‘군사적 성질’을 적시(摘示)했음은 정전협정이 평화협정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며, “지난 70여 년간 한국 정부도 이를 인정하고 준수해왔다”고 말했다. 아울러 “6·25전쟁이 완전히 끝난 게 아니기에 DMZ의 군사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뜻을 한국 정부가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한국 정부가 민간인의 DMZ 출입을 UN군 사령관의 승인 없이 허용하면, 정전협정 위반 사안으로 UN군 사령관의 명시된 책임을 직접 훼손하게 된다”며, “‘DMZ 법’이 통과된다면, 한국 정부가 스스로 정전협정에서 빠지겠다고(removed itself) 선언하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역사·전략적 측면에서 국제사회와 한반도의 안보환경이 모호하지만, 한국이 주도하기는 어려운 구조다. △DMZ의 평화적 이용으로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안보 수혜국에서 안보 주도국이 돼야 한다는 의지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다만, 자강(自彊)을 하고, 안보 주도국이 되려면, 정치적 수사(修辭·rhetoric)·선언만으로는 달성하기가 쉽지 않다. 안보 상황(군사적 위기 포함)을 관리할 수 있는 능력(역량)도 국제사회와 우호적인 공감대를 형성해야 조금의 실효성이라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주권국가’에 집착해 정전협정의 위상을 약화시킬 경우, 안보 정세는 김정은의 의도대로 흘러갈 수 있고, 트럼프의 ‘America First’와 베네수엘라·그린란드·이란 등에 대한 선택·무작위적 침공 및 강압, 국제사회의 각자도생과도 겹치게 된다. 이는 군사적 위기가 발생 시 개입할 명분마저 불확실한 영역으로 몰고 갈 것이다. 따라서 세 가지 측면은 진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첫째, 수십 년간 이어져 온 안보 자산(미국+·국제사회)을 우리 스스로 자해(自害)하는 건 아닌지 진중하게 고민해야 한다. UN군 사령관은 주한미군 사령관과 한미 연합사령관을 겸임하고 있다.
둘째, 한미동맹의 기반인 한미 상호방위조약 제2조는 “외부의 무력 공격에 협의”하게 되어 있을 뿐 자동 개입을 보장하고 있지 않다. 트럼프의 미국은 한반도에 개입을 결정할 때도 ‘America First’를 저울질할 것이다.
셋째, 동맹 간 아무리 신뢰가 굳건해도 ‘책임과 권한’에서 책임만 가지기는 결코, 쉽지 않다. 여기에 ‘절차적 정당성’마저 허물어지면 안 된다.
UN사는 한반도가 누란(累卵)의 위기 때 기꺼이 참전한 우방국들의 결성체로서 ‘다자안보협력체제’다. UN사는 UN 안보리의 결의가 없어도 즉각 투입이 가능한 18개 전력 제공국(회원국)과 한국을 직접 연결하는 고리로서 북한의 군사적 도발을 억제하는 강력한 방어벽이다.
‘입법’은 국회의 ‘고유 권한’이다. 그러나 70여 년간 이어져 온 국제적 약속, 평화 유지의 근간인 정전협정이 부정당한다고 인식될 경우, 대외적으로 진정성을 공감받기가 쉽지 않은 모양새다.
정부와 일부 정치권이 DMZ 지역을 관광 또는 문화사업 차원에서 개방을 추진할 수 있다. 그러나 국제적 약속인 정전협정은 UN군 사령관을 DMZ 출입에 관한 권한과 책임자로 명시했다. ‘DMZ 법’은 불상사가 발생 시 책임질 주체가 모호하다. UN사의 전략·현실적 가치를 어떻게 대신할 수 있을지 염려스럽다.
최근 국방부가 UN사에 “MDL 기준에서 남쪽 2㎞까지인 DMZ 남측구역 중 남측 철책의 이북은 계속 UN사가 관할하고, 남측 철책의 이남은 한국군(국방부)이 관할하자”는 구상을 제안했지만, 호응할지 미지수다. UN사가 ‘UN군 사령관이 권한 없이 책임만 지는 구조’에 동의할 수 있을지에 대해 역지사지(易地思之)할 대목으로 읽히는 이유다.
국제사회가 도널드 트럼프 美 대통령(이하 트럼프)의 종잡을 수 없는 관세 압박, 선별적 관여 전략에 혼란스러운 이때 ‘9·19 군사합의 복원’과 ‘DMZ 법’ 등의 추진이 동맹 결속에 어떠한 여파를 몰고 올지 고민이 필요한 때다.
주변에 무시당하지 않는 주권국가(안보 주도국)가 되려면, ‘속도·수사(rhetoric)’에 집착하기보다 ‘올바른 방향’부터 잡고, 강한 힘을 길러야 한다.
‘9·19 군사합의’는 2018년 9월 19일 문재인 전 대통령이 평양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 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하 김정은)과 체결한 ‘9·19 공동선언 중 군사 분야 합의서’를 뜻한다. 결과적으로 △전방 지역의 비행 금지구역 설정 △서해 완충 구역 설정 △GP 상호 철수 등이 진행됐지만, 평화 분위기 조성 외에 실질적인 효과는 없었다는 평가가 다수다.
2023년 11월 북한이 군사 정찰위성(만리경-1호)을 발사하자 우리 정부는 ‘일부 효력을 정지’했다. 그러나 김정은은 핵보유국의 위상을 갖고자 끊임없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오물풍선 살포·GPS 전파 교란 공격 등을 자행하며, ‘9·19 군사합의’를 ‘전면 파기’했다. 2024년 6월 우리 정부도 ‘전면 효력 정지’를 결정했다. 6년여 동안 북한이 합의를 위반한 사례가 3,600여 회에 이른다는 점은 이들의 도발적 저의(底意)를 가늠하게 한다.
올해 1월 초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한국 무인기의 평양 침투’를 주장하면서 ‘불량배·쓰레기 집단’이라는 위협과 경고를 서슴지 않았다. 우리 국방부는 곧바로 사실이 아니라고 발표했고, 군·경 합동수사팀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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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은 올해 신년 기자회견에서 “평화가 뒷받침하는 안정적 성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고, 남북관계 개선이 탄탄한 평화로 이어진다는 인식에서 ‘9·19 군사합의 복원+DMZ 법 제정’이 추진되고 있다.
‘9·19 군사합의 복원’으로 한반도에 평화와 안정을 찾을 수 있다면, 국민 누구나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상호 신뢰와 진정성,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노력이 동반돼야 한다.
‘DMZ 법’은 “한국 정부가 UN군 사령관이 가진 DMZ 출입에 관한 승인 권한 중에서 비군사적 목적의 DMZ 출입 승인을 독자적으로 행사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지난달 28일 UN군 사령부(이하 UN사)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DMZ 법이 정전협정과 정면충돌하고, UN사의 권한을 과도하게 훼손한다(so undermine)”며, “당사국들의 심각한 우려(significant concern)가 있다”고 강하게 언급함은 예기치 못한 갈등과 분란으로 번질 수 있다는 시그널로 보인다. UN사 입장에선 UN군 사령관의 권한을 일방적으로 제한하는 입법 추진이 ‘다자안보협력체제(정전체제)’의 근간을 흔드는 사안(事案)이란 의미다.
1953년 7월 27일 UN군 측(美)-공산군 측(北·中) 간 체결한 정전협정 제9조 등에선 DMZ 출입 승인 권한이 UN사 군정위에 있고, UN군 사령관이 DMZ 내 군사분계선(MDL) 이남 지역의 민사 행정 및 구제 사업을 책임지게 돼 있다. 즉, “군사정전위의 특정한 허가를 받고 들어가는 인원을 제외하고는 어떠한 군인이나, 민간인도 DMZ에 들어감을 허가하지 않는다”고 명시됐다.
UN사 관계자는 “정전협정 머리말에 ‘군사적 성질’을 적시(摘示)했음은 정전협정이 평화협정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며, “지난 70여 년간 한국 정부도 이를 인정하고 준수해왔다”고 말했다. 아울러 “6·25전쟁이 완전히 끝난 게 아니기에 DMZ의 군사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뜻을 한국 정부가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한국 정부가 민간인의 DMZ 출입을 UN군 사령관의 승인 없이 허용하면, 정전협정 위반 사안으로 UN군 사령관의 명시된 책임을 직접 훼손하게 된다”며, “‘DMZ 법’이 통과된다면, 한국 정부가 스스로 정전협정에서 빠지겠다고(removed itself) 선언하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역사·전략적 측면에서 국제사회와 한반도의 안보환경이 모호하지만, 한국이 주도하기는 어려운 구조다. △DMZ의 평화적 이용으로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안보 수혜국에서 안보 주도국이 돼야 한다는 의지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다만, 자강(自彊)을 하고, 안보 주도국이 되려면, 정치적 수사(修辭·rhetoric)·선언만으로는 달성하기가 쉽지 않다. 안보 상황(군사적 위기 포함)을 관리할 수 있는 능력(역량)도 국제사회와 우호적인 공감대를 형성해야 조금의 실효성이라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주권국가’에 집착해 정전협정의 위상을 약화시킬 경우, 안보 정세는 김정은의 의도대로 흘러갈 수 있고, 트럼프의 ‘America First’와 베네수엘라·그린란드·이란 등에 대한 선택·무작위적 침공 및 강압, 국제사회의 각자도생과도 겹치게 된다. 이는 군사적 위기가 발생 시 개입할 명분마저 불확실한 영역으로 몰고 갈 것이다. 따라서 세 가지 측면은 진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첫째, 수십 년간 이어져 온 안보 자산(미국+·국제사회)을 우리 스스로 자해(自害)하는 건 아닌지 진중하게 고민해야 한다. UN군 사령관은 주한미군 사령관과 한미 연합사령관을 겸임하고 있다.
둘째, 한미동맹의 기반인 한미 상호방위조약 제2조는 “외부의 무력 공격에 협의”하게 되어 있을 뿐 자동 개입을 보장하고 있지 않다. 트럼프의 미국은 한반도에 개입을 결정할 때도 ‘America First’를 저울질할 것이다.
셋째, 동맹 간 아무리 신뢰가 굳건해도 ‘책임과 권한’에서 책임만 가지기는 결코, 쉽지 않다. 여기에 ‘절차적 정당성’마저 허물어지면 안 된다.
UN사는 한반도가 누란(累卵)의 위기 때 기꺼이 참전한 우방국들의 결성체로서 ‘다자안보협력체제’다. UN사는 UN 안보리의 결의가 없어도 즉각 투입이 가능한 18개 전력 제공국(회원국)과 한국을 직접 연결하는 고리로서 북한의 군사적 도발을 억제하는 강력한 방어벽이다.
‘입법’은 국회의 ‘고유 권한’이다. 그러나 70여 년간 이어져 온 국제적 약속, 평화 유지의 근간인 정전협정이 부정당한다고 인식될 경우, 대외적으로 진정성을 공감받기가 쉽지 않은 모양새다.
정부와 일부 정치권이 DMZ 지역을 관광 또는 문화사업 차원에서 개방을 추진할 수 있다. 그러나 국제적 약속인 정전협정은 UN군 사령관을 DMZ 출입에 관한 권한과 책임자로 명시했다. ‘DMZ 법’은 불상사가 발생 시 책임질 주체가 모호하다. UN사의 전략·현실적 가치를 어떻게 대신할 수 있을지 염려스럽다.
최근 국방부가 UN사에 “MDL 기준에서 남쪽 2㎞까지인 DMZ 남측구역 중 남측 철책의 이북은 계속 UN사가 관할하고, 남측 철책의 이남은 한국군(국방부)이 관할하자”는 구상을 제안했지만, 호응할지 미지수다. UN사가 ‘UN군 사령관이 권한 없이 책임만 지는 구조’에 동의할 수 있을지에 대해 역지사지(易地思之)할 대목으로 읽히는 이유다.
국제사회가 도널드 트럼프 美 대통령(이하 트럼프)의 종잡을 수 없는 관세 압박, 선별적 관여 전략에 혼란스러운 이때 ‘9·19 군사합의 복원’과 ‘DMZ 법’ 등의 추진이 동맹 결속에 어떠한 여파를 몰고 올지 고민이 필요한 때다.
주변에 무시당하지 않는 주권국가(안보 주도국)가 되려면, ‘속도·수사(rhetoric)’에 집착하기보다 ‘올바른 방향’부터 잡고, 강한 힘을 길러야 한다.
김성진 국방전문 기자 btnk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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