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북한군 때문에 수세”…북한군의 전투 숙련도 및 단결력 강화
美, “군사적 해결방안 없으며, 양측 모두 양보”…우크라이나의 굴복 요구
우크라이나군이 쿠르스크 지역을 재탈환하려는 러시아군의 재빠른 진격과 강공(强攻)으로 수세에 몰린 가운데 북한군·드론이 핵심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북한 전문매체인 NK뉴스는 10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정부 발표를 인용해 “러시아의 쿠르스크 진격에 투입된 북한군의 목표는 우크라이나군의 물류 공급 차단 및 군인들을 고립시키는 데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군은 지난해 10월부터 최대 12,000명(추정)이 파병되어 12월에 쿠르스크 전선에 투입됐다가 대규모 피해로 인해 올해 1월 잠시 철수했다. 이후 1,000~3,000명이 다시 파병됐고, 지난 2월 초부터 전선에 재투입됐다.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산하의 안드리 코발렌코 허위정보대응센터장은 전날 “수자·쿠르스크 지역의 상황이 쉽지 않다”, “북한군이 줄지어 진격하고 있으며, 실제로 들판을 가로질러 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 진지에 그들이 가진 무기들을 쏟아붓고 있다”며, “국경에서 소규모 접전을 벌이면서 물류 경로까지 효과적으로 통제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다른 한편으로 우크라이나 군인들은 뉴욕타임스(NYT)에 “러시아가 최근 전장(battle-field)에서 이기는 것은 우크라이나군보다 병력 규모가 많은 북한군을 투입하고, ‘광섬유 드론(광섬유 케이블을 통해 조종되는 드론)’이라는 신무기 덕분이다”고 말했다.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최근 우크라이나에 빼앗긴 쿠르스크 지역의 영토를 되찾고자 진격 속도를 높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美 대통령이 종전 협상을 주도하는 과정에서 러시아가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면, 우크라이나의 ‘최대 협상 카드=쿠르스크 지역’을 재탈환하기 위해서다.
러시아군은 수자 지역에 상당수의 북한군을 투입했으며, 드론을 이용해 우크라이나군의 보급망 방해 작전을 수행하는 등을 통해 뺏긴 쿠르스크 지역의 2/3를 재탈환했다고 알려졌다.
우크라이나의 군사 블로그(이하 딥스테이트)도 “우크라이나가 국경 인근에서 통제권을 잃었다”며, “지난해 공격부대로서 상당한 피해를 본 북한군이 다시금 상당수 배치됐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딥스테이트는 “우크라이나의 쿠르스크 통제 구역은 지난 6일 350㎢에 달했으나, 러시아의 반격으로 289㎢(82.6%)로 줄었다”며, “그러함에도 쿠르스크 지역 이외의 동부 전선에선 선전(善戰)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한편으로 우크라이나 키이우인디펜던트는 10일(현지 시간) “국방부가 총 26억 달러(한화 약 3조 7,900억 원)를 들여 FPV(First Person Video·1인칭 시점) 드론 450만 대를 구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러시아군은 모두 저렴한 드론으로 고가인 군용 장비를 효과적으로 파괴했다. FPV는 비용이 저렴하고, 인명 피해가 없는 데다 정밀한 타격이 가능하다. 생산단가는 약 400달러(한화 약 56만 원)에 불과하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2023년 드론 수천 대를 구매했으나, 이후에도 드론 의존도가 계속 높아지자 지난해엔 구매 물량을 150만대까지 늘렸다. 최근 러시아·북한군의 진격으로 쿠르스크 전선이 수세에 몰리자 새롭게 드론 450만 대를 구매해 러시아 전역(全域)을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 공습으로 수세를 만회하고자 한다.
美 블룸버그·로이터 통신은 10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를 비롯한 10개 지역에 대규모 드론 공습을 시작했다”며, “이번 공격은 2022년 2월 전쟁이 발발한 이후 모스크바에 대한 사상 최대 규모의 드론 공격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우크라이나의 대규모 드론 공습이 美-우크라이나 고위급 인사들이 만나 종전을 구상 및 광물협정에 관한 회담을 시작하기 직전에 이뤄졌다는 점이다.
사우디에서의 고위급 회담에 참석한 마코 루비오 美 외무장관은 “회담장에 앉아 지도에 선을 긋자는 게 아니라 우크라이나가 어떤 양보를 할 수 있는지,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해 대략적인 감을 잡으려고 한다”며, “그리고서 러시아의 입장은 무엇인지 알아볼 것이다.”, “이를 통해 실제로 우리의 시각이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지에 대해 좋은 평가를 얻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결국, 젤렌스키 대통령의 양보만이 해결의 키(key)가 될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NBC와의 통화에서 익명을 요구한 美 행정부 관리는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영토 포기뿐만 아니라 젤렌스키 대통령의 퇴진까지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영원한 우방도 영원한 적도 없는 국제 관계에선 ‘정글의 법칙’에 따라 힘이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다. 이러한 법칙이 우크라이나에만 해당하지 않는다는 현실을 냉정하게 직시하고, 대비해야 한다.
김성진 국방전문 기자 btnksj@naver.com
ⓒ 경제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경제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