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다층 미사일 방어체계와 한국 KAMD의 그림자

입력 : 24.05.03 11:13|김성진 |댓글 0

예로부터 국제사회에서 영토와 민족에 관한 요소는 국가 분쟁의 단골 이슈였고, 자연스레 군사적 충돌로 이어졌다. 중요한 국제원유 공급지인 중동지역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은 1978년 지미 카터 대통령이 주도하여 캠프데이비드 협정을 체결한 이후에도 끊이지 않는다.

특정 집단(국가)을 배제한 채 편 가르기(진영 구도) 방식으로 평화를 추구하는 셈법은 긍정적인 결과로 연계되기가 쉽지 않다. 1914년 당시 유럽 지역은 3국 동맹(오-독-이)과 3국 협상(영-프-러)으로 세력균형을 유지하였다. 그러나 독일이 급부상하며 세력 구도에 균열이 생겼고, 피해가 두려워 발령한 국가 동원령을 공포심이 작용하며 오인(誤認)하였다.

1979년 이란은 호메이니가 혁명에 성공하여 권력의 전면에 등장하였다. 이후 이스라엘을 이슬람의 적으로 규정했지만, 직접 공격하기보다 무장 단체(하마스)를 지원하는 그림자 전쟁 수준에 만족하였다. 이스라엘도 이란 내부의 반(反) 정부세력을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지난 4월 1일 이스라엘이 시리아 주재의 이란 영사관을 폭격했고, 관련 신호(signal)가 오인(誤認)되며 사태가 커졌다. 여기에 미국의 영향력이 점차 퇴보하는 국제 현실이지만, 이들의 수세적 또는 적극적인 개입이 확전에 결정적 요인으로 작동하게 됨은 세기적 아이러니의 하나가 아닐까 싶다.

이란-이스라엘이 무력으로 충돌한 과정을 살펴보면, 첫째, 사우디-이스라엘 간 수교가 중동지역에서의 세력 구도상 이란에 불리하다는 판단, 둘째, 팔레스타인(소수민족)에 개입한 정도가 Red-Line을 넘어섰다는 쌍방의 인식, 셋째, 주관적 판단이 보복과 재보복을 불가피하게 했으며, 넷째, 이란-이스라엘과 주변국 정치지도자들의 정치적 입지가 얽히고 설켜진 결과다. 이러한 갈등 패턴은 유럽 지역의 전쟁(1914~1918)이 제1차 세계대전으로 확전하게 된 배경과도 유사하다.
 
 
이스라엘의 아이언돔 미사일 방어 시스템. 사진=WSJ 뉴스 캡처
 
 
이란은 이스라엘이 대비하도록 미국에 통보한 다음, 4월 13일 이스라엘 본토에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섞어 쏘는 심야(深夜) 공습을 감행하였다. 장거리 자폭 드론(185대), 순항미사일(36발) 등 220여 발을 발사했고, 중거리 탄도미사일(110발)은 이스라엘이 반격할 경우, 가장 위협이 될 남부의 네바팀 공군기지(F-35I 전투기)에 집중하였다.

그리곤 내부와 역내 동맹국들에 ‘강한 국가’임을 image-making 하는 데 성공하였다. 이스라엘의 ‘중첩된 다층 미사일 방어체계’가 이에 잘 대응했지만, 실제로는 미국이 주도한 ‘다국적방공작전’ 수행이 결정적이었다. 이스라엘은 독자적으로 대응하기보다 미⋅영⋅프와 일부 아랍국가에 안보를 의존하는 형태였으나, 하룻밤 사이에 연간 국방비(22.4조 원)의 15%(1.47조 원)를 소비하였다. 결과적으로 이란의 예고된 공습에 무난히 대응했지만, 취약한 틈새가 노출되었다는 측면에서 부정적인 후과(後果)를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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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국(이하 한국)이 주목할 지점은 이스라엘이 좁은 영토(21,643㎢)에도 불구하고 촘촘히 구축한 방공⋅요격체계다. 이들은 1991년 이라크의 스커드 미사일에 공격당한 이후 영토 외부에서부터 선제적으로 요격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였고, 중⋅장거리 다층 방공체계(탐지⋅요격 자산)와 지휘통제체계를 통합 및 일원화하였다. 하층 방어체계는 2011년에 설치한 아이언돔(현재 11개 포대), 중층 방어체계는 ‘패트리엇과 데이비드 슬링(일명 다윗의 돌팔매, 2017~)’, 저고도 요격체계인 ‘애로우-2(3개 포대)’, 고고도 요격체계인 외기권 미사일로 ‘애로우-3(1개 포대)’가 있다.
 
 
국산 중거리 지대공 유도미사일 천궁-Ⅱ 사격 모습. 사진=LIG넥스원
 
 
북한은 1984년 핵 개발을 시작하여 2017년 핵 무력을 완성하였고, 최근 고체연료를 주입한 탄도⋅순항미사일과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는 데 성공하였다. 이들이 즐겨 사용하는 ‘섞어 쏘는 하이브리드 방식’은 러-우⋅이-하 전쟁과 이란이 이스라엘에 보복 공습할 때 채택한 방식이다. 한국이 북한에 대응하려면, 자력(自力)으로 탐지할 수 있는 정보⋅경보체계-선제타격 및 저⋅중⋅고고도 요격체계-즉각 대응 역량을 갖춰야 한다. 아울러 동맹국들과의 공동⋅협력안보체제도 튼실하게 구축돼야 한다.


한국은 북핵 위기가 시작된 지 오래이지만, 대비 수준에 별다른 진전은 없다. 하층 방어체계와 종말 요격 단계는 일부만 갖췄고, 육군과 공군으로 분리되어있으며, 교리와 훈련은 각기 다른 데다 지휘체계의 통합엔 관심이 없다. 중⋅장거리 자산은 미래계획(장밋빛 꿈)에 의존한다. 하층 방어체계는 천궁-Ⅱ(M-SAM, 고도 15~40km)와 패트리엇 2⋅3(고도 15~30km)이 있으나, 저고도 요격체계인 ‘장거리 지대공미사일(L-SAM Ⅱ, 40~150km)’은 2026년부터 양산할 예정이다.

아이언돔과 유사한 ‘장사정포 요격체계(LAMD)’는 국내 개발 중으로 2035년부터 전력화될 예정이다. 그러나 사거리는 아이언돔의 1/2이고, 가격은 수배나 비싸다. KTSSM-Ⅱ(Kill-Chain, 사거리 300km)는 2027년까지 개발할 예정이다.

중⋅고고도체계인 SM-6 미사일(사거리 400km, 고도 35km)은 미국에서 잠정 판매 승인(2023)만 받았다. SM-3 미사일(사거리 2,500km, 고도 1,500km)은 20여 년째 도입하지 못했다. 2023년 말 국방위원회는 중국과 북한을 자극할 수 있다며, 사업 착수 예산 전액을 삭감하였다. 유념할 대목이 김정은은 전면전을 꺼릴 뿐, 제한전쟁을 저울질하고 있다는 점이다. 적은 우리가 준비될 때까지 기다리지 않음을 인식할 때다. 무기체계의 도입에 정무(政務)⋅정파적인 시각이 개입되어선 안 된다.

김성진 정치학 박사·향군 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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