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천구의 콘크리트 세상] 콘크리트야! 철근에 미안하지 않니?

입력 : 23.09.20 16:25|한천구 |댓글 0

절벽 위에서 떨어지는 애인의 손을 가까스로 잡았다. 그러나 애인이 싫어져서 이별하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에서 손을 놓았다면 그것은 별개의 문제이겠지만, 힘이 약해 도저히 잡을 수가 없어서 놓아야 했다면 대단히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비유가 적절한지는 모르겠지만 최근에 사고를 일으키는 철근콘크리트 구조를 보면 철근을 단단히 잡아줘야 하는 콘크리트가 강도가 약해서 혹은 시공 잘못으로 철근을 잡아주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함으로써 철근에게 콘크리트가 미안해할 수밖에 없는 상황임에 이번 원고에서는 그와 관련한 내용에 대하여 소개해 본다.

철근콘크리트란 콘크리트의 부족한 인장력을 철근으로 보강하는 구조로서 철근과 콘크리트가 항상 일체가 되어 하중을 지탱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철근과 콘크리트 사이에는 충분한 부착강도가 필요하게 된다.

부착강도는 최초 콘크리트 타설 과정에서 시멘트 풀에 의한 점착력으로 발생하고, 점차 시멘트의 수화반응 증대로 콘크리트의 경화수축에 의해 철근 표면에서의 압력인 마찰력이 발생하게 되는데, 특히 이형철근인 경우는 마디 부분의 지압력도 추가되어 발생하게 된다. 결국, 그림 1과 같이 콘크리트 속에 묻힌 이형철근은 마디의 지압력 효과에 의해 동일 압축강도일 때의 원형철근보다 2배 정도 부착강도가 크게 나타난다.

지압력을 제외한 콘크리트의 부착강도는 시멘트 종류, 혼화재료, 물·시멘트비, 단위 시멘트량, 작업성, 양생 방법 등 시멘트 풀의 성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모두 부착강도에 영향을 준다. 따라서 콘크리트 부착강도를 크게 하기 위하여는 무엇보다 압축강도를 크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림1  철근의 부착강도와 콘크리트의 압축강도의 관계
 

또한, 부착강도는 철근과의 관련도 매우 중요하여, 철근을 콘크리트에 수평으로 매설한 경우라면 콘크리트의 블리딩(Bleeding)과 침하로 인해 철근의 밑면에 수막이나 공극이 생기고, 그 부분의 콘크리트 강도도 약해져서 부착강도는 현저히 저하한다. 결국, 수평으로 배근된 철근의 부착강도는 수직으로 배근된 철근보다 30~40% 저하하는데, 하부 수평철근보다 상부 수평철근의 경우가 더 크게 저하한다. 즉 철근 밑 방향에 있는 콘크리트의 두께가 두꺼울수록, 철근 위쪽의 피복두께가 얇을수록 블리딩 등 재료분리의 영향 및 기타요인으로 현저한 저하가 나타난다. 따라서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는 재료분리가 발생하지 않는 재료배합에 철근 밑에 수막 및 공기포가 갇히지 않도록 철저히 다짐하는 시공이 요구된다.

사진 1은 최근에 붕괴사고를 일으킨 철근콘크리트 구조물의 파괴 면을 보여주고 있다. 만약 콘크리트가 설계한 대로 큰 압축강도를 발휘하였다면 철근이 끊어져야만 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 모든 철근이 뽑혀있다. 이는 콘크리트가 철근을 확실하게 잡아주지 못한 결과로서, 철근과 콘크리트 간의 부착강도 결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고강도 콘크리트가 되도록 설계적 고려, 설계된 압축강도의 확실한 발휘, 철근 밑에 수막과 공기포가 갇히지 않도록 하는 배합설계 및 철저한 다짐 시공 등이 요구 된다.
 
 
사진 1 콘크리트에서 철근이 뽑힌 모습
 
 
구조를 전문으로 하는 기술자가 놀리듯 콘크리트 재료를 전공으로 하는 기술자에게 말한다. ⌜콘크리트야! 철근에게 미안하지 않니?」

결국, 철근콘크리트에서 철근과 콘크리트 간에 확실한 부착강도 발현을 위하여 가장 기본이 되는 콘크리트의 압축강도가 어느 곳에서든지 문제없이 발휘되는 시기가 우리나라는 언제쯤 도래하게 될지 매우 기다려지는 시대이다.
한천구 청주대 건축공학과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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