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사 중인 아파트가 부분적으로 붕괴되거나, 공사 중인 지하 주차장이 부분 붕괴되는 등 품질결함에 따른 사고가 언론에 보도되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해당 건설회사의 주인 격인 분이 언론에 나와 한결같이 하는 말이 돈이 얼마나 들더라도 부수고 다시 짓겠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품질결함 사고에 대하여 과연 모두를 부수고 다시 짓는 것이 능사인지에 대하여 한번 생각해 본다.
여름철 해변가 피서지에서는 해수욕도 하지만, 가끔은 모래성을 쌓는 놀이를 할 때도 있다. 그러나 모래성은 시멘트가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중장비가 이용되는 것도 아니라 CO₂의 발생은 없지만, 그래도 쌓는 사람의 노무는 투자되는 것이라 본인이 부수고 다시 쌓는다면 아쉽게 느껴지고, 남이 부수게 되면 화를 내고 싸움까지 할 판이다. 그런데 만약 이것이 아파트라면 어떠할까? 하나의 건설물을 건설할 때에는 CO₂ 배출이 많은 콘크리트, 철근 등 막대한 자재와 엄청난 장비의 투입 및 인력을 동원하여 만들어지는 것이다. 어찌 보면 주인이야 돈만 손해 보면 될 뿐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국가적으로는 엄청난 사회간접자본의 투자 손실이고, 지구환경 측면에서는 엄청난 공해물질의 배출이다. 물론 사회간접자본이 되는 아파트 등 건설물의 품질이 설계품질만큼 발휘해야 하는 것은 건설 기술자의 기본 책무이다.
그렇지만, 모든 품질은 통계학적 확률과 관계하여 대부분 정규분포를 이루는데, 정규분포의 특징은 +도 무한대(ꝏ)이지만, -부분도 ꝏ이다. 따라서 확률은 낮을지라도 –부분이 존재할 수도 있음에 조금이라도 품질에 결함이 있는 경우에 부수고 다시 짓는다면, 우리나라 혹은 전 세계적으로 남아날 건설물은 많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설계 및 시공과정에서는 품질 불량이 가능한 한 허용범위 안에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가 되는 사고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몇 가지가 겹쳤을 때 발생한다. 즉, 광주의 00 아파트 일부 붕괴는 무리한 설계변경, 동바리 조기 제거, 압축강도 부족이 겹쳐서 발생하였고, 인천 검단 00 아파트 지하 주차장 일부 붕괴는 전단 보강근 누락, 압축강도 부족, 과다 적재하중이 겹쳐서 발생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이와 같은 결함은 공사 관계자의 오판, 실수 및 무지 등에 의하여 발생한다. 그런데 이렇게 되었을 경우, 그 다음의 대책은 시공 관련 기술자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크게 확대된다. 즉, 입주 예정자 들은 재산증식 목적으로 인식되어 엄청난 민원제기, 국가기관의 감당하기 힘든 질책, 브랜드 가치 하락 및 모멸감 등으로 전면 해체 재시공을 발표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추측되는데, 냉정하게 다시 한번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먼저, 압축강도가 불합격되었을 때에는 어떻게 조치를 취해야 하는가? 일례로 구조체의 품질기준 강도가 30.0 MPa로 설계되었는데, 실 구조체 강도 값이 29.9 MPa로 밝혀졌다. 그러면 부수고 재시공을 하는가? 법을 전공한 사람이 이와 같은 문제에 접하였다면 그렇게 판단할지 모르겠지만, 공학을 전공한 사람의 입장에서는 30.0이나 29.9는 차이 없는 것이고, 충분한 안전율 범위에 속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얼마까지 허용할 것이고, 그것도 허용범위를 벗어나면 어떻게 할지는 의문이다. 따라서 그림 1은 이런 경우를 대비하여 필자의 제안을 플로 차트로 설명한 것이고, 국가에서 정한 콘크리트 표준시방서(KCS 14 20 10: 일반 콘크리트)에도 유사한 내용으로 규정하고 있다.
철근 누락 등과 관련하여서는 X-Ray로 인체의 뼈 사진을 찍듯 철근의 배근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따라서 현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구조적으로 안정성을 검토한 다음, 안전상에 문제가 발견되었다면 이를 보강하면 되는데, 보강할 수 있는 방법은 국내에도 얼마든지 있다. 고층 아파트도 통째로 들어 옮길 수도 있는 기술이 있는데, 현재의 발전된 기술로 못할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최근 우리나라의 경우 품질결함에 따른 건설물 사고가 언론에 뭇매를 맞는 형국이라 매우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 더 이상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국가 차원의 규정과 제도개선 및 품질 관리자들의 역할증대가 요구되고 있다. 그렇지만, 여론에 시달려 괴로운 점 혹은 민원 해결이 어려운 점 등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문제가 되는 건설물의 경우 보수·보강 등 현 국내 수준에서 가능한 방법으로 성능향상을 기하는 것이 국가적 및 지구 환경적인 차원에서 바람직한 방법이지 부수고 다시 짓는 것이 능사만은 아니다. 부수고 다시 짓는다는 것은 방법을 찾지 않은 직무유기일 수 있고, 또한 부수고 다시 짓는다고 하여도 품질이 엄청나게 올라가지 않고, 단지 쇼일 뿐일 수 있다.
한천구 청주대 건축공학과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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