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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2위 대한민국의 화석연료 의존도···세계 1위 초미세먼지의 불명예

기사승인 24-08-16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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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더 서둘러야 할 친환경연료 산업


위험 수준을 점점 높여가는 지구 이상기온과 온난화

섭씨 35도에서 40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와 폭우를 빈번히 맞이해야 하는 한여름 우리나라의 일기예보에서 빠지지 않는 멘트가 ‘이상기온’과 ‘지구온난화’이다. 우리나라의 기후와 날씨가 이처럼 제정신을 차리기 힘들 정도로 급격한 이상증세를 보이는 이유는 대지와 하늘과 신과 인간의 조화로운 화음이 일어나야 할 가장 완벽한 기하학적 형체인 지구, 즉 독일의 시인이자 철학가 프리드리히 휠덜린에 따르면 “한없이 성스럽고, 광휘를 드러내는 존재가 노니는 원초적 놀이터, 축제의 마당”(강학순. <존재와 공간> 한길사: 2011. 363쪽)이 온난화의 주범들인 이산화탄소(CO2), 메탄(CH4), 그리고 이산화질소(N2O)의 놀이터가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유엔 기후 협약인 ‘교토의정서’의 효력이 2020년 만료됨에 따라 2015년 ‘파리협약’이 유엔기후변화 협약(UNFCC) 당사국 총회에서 채택되었지만, 산업화 이전 수준 대비 평균 온도를 2도 이상(1.5도 이하로 제한한) 상승하지 않도록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하자는 협약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듯하다. ‘기후변화에 대비한 정부 간 협의체’(IPCC)에 다르면, 1993년~2019년 사이에 지구의 빙하가 6천 기가톤(GT) 소실되었고, 그린란드에서는 아직도 시간당 3천 톤씩 녹아내리고 있다. 

빙하의 훼손과 함께, 지구의 해수면이 연평균 4.62 mm 상승했고, 이 여파에 따라 우리나라의 해수면 역시 지난 40년 동안 10cm 상승했다. 빙하의 훼손이 이처럼 계속된다면, 2025년부터 지구의 해수면이 1m에서 2m까지 상승할 수 있고, 지구의 빙하가 모두 사라질 경우, 해수면은 66미터 상승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빙하의 훼손은 빙하 속에 저장된 탄소를 대기 중으로 방출시킴으로써 지구의 온난화를 더욱더 가속화 할 것이다.

높은 화석연료 의존도로부터의 탈출 요구

2022년에 발표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환경통계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국민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은 2021년 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치 11톤 보다 많은 13톤이다.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이처럼 선진국들의 평균치를 초과하는 이유는 높은 화석연료 의존도와 무관하지 않다.

우리나라는 캐나다에 이어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은 나라이다. 사단법인 ‘기후 솔루션’이 미국의 환경단체 ‘오일 체인지 인터내셔날’의 보고서를 인용하여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화석연료에 연평균 100억 달러(13조)를 투자한다. 우리나라의 이 같은 투자규모는 연평균 110억 달러(14조 8천 5백억)을 투자하는 캐나다에 이어 2위에 해당하는 규모지만, 이 규모를 계속 유지할 경우, 캐나다가 2022년 화석연료 사업에 대한 공적 투자의 중단을 선언한 만큼 머지않아 1위에 오를 수 있는 규모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태양광과 풍력 등 청정 또는 재생연료 사업에 연평균 8억5000만 달러(약 1조 1500억)를 투자한다. 우리나라의 이 같은 투자규모는 화석연료에 투자한 금액의 13분의 1수준, 즉 10%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사계절 내내 미세먼지와 씨름을 해야 한다. 2020년 발표된 경제협력개발기구의 환경통계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은 1인당 연평균 25.3 마이크로그램(㎍/㎥)의 초미세먼지에 노출되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의 이 같은 초미세먼지 노출 수치는 경제협력기구의 평균 12.6 마이크로 그램보다 12.7 마이크로 그램 더 높은 수치로, 우리나라 국민이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초미세먼지에 고통받고 있음을 말해준다.
 
 
국민들의 평균적인 초미세먼지 노출 수준(㎍/㎥). 자료=OECD
 
     
또한, 매년 폭염의 기간과 열기를 더해가는 무더위 여름으로 인해 많은 인명피해와 더불어 농작물 피해까지 겪어야 한다. 행정안전부의 재난안전대책본부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5월 20일부터 7월 31일까지를 기준으로 사망자 6명을 포함하여 1305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으며, 섭씨 35도 이상으로 치솟은 8월 14일까지를 기준으로 급격한 상승곡선을 보이며 사망자 22명을 포함하여 2503명의 온열환자가 발생했다.

인명피해뿐만 아니라, 축산업과 양식업에도 ‘자연재해’라고 불러도 될 만큼 많은 손해를 끼치고 있다. 지난 8월 14일을 기준으로 돼지 5만 천여 마리, 가금류 728 천여 마리, 그리고 양식 어류도 100만 마리 이상이 폭염으로 인해 폐사되었다. 이외에도 채소 농가의 피해로 인해 과일 및 채소의 가격상승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aT KAMIS)에 따르면, 주요 식재료인 시금치가 8월 초순에 100g당 전월 대비 40.9%, 적상추가 100g당 전월 대비 35.7%, 양파가 1㎏당 전월대비 7.0%, 그리고 깻잎이 100g당 전월 대비 23.8% 치솟았다.

친환경 연료 산업의 부활 및 확대 요구

우리나라가 환경 악조건에서 벗어나기 위해 무엇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은 높은 화석연료 의존도에서 벗어나는 일이다. 지구 공동체의 선진국 대열에 합류한 국가로서, 우리나라는 지구를 쾌적하고 안전한 환경으로 만들어야 할 의무가 있고, 이 같은 의무를 이룩함으로써 쾌적하고 안전하게 살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너지의 주된 소비처인 기업의 재생연료 사용실태를 예로 들면, 우리나라 기업들의 재생연료 의존도는 여전히 한 자릿수를 넘지 못하고 있다. 에너지정책연구원이 2022년을 기준으로 RE100(Renewable Energy 100: 기업 소비전력의 100%를 재생연료로 조달하도록 유도하는 민간 차원의 캠페인)에 가입한 기업들의 재생연료 의존도에 대해 최근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업들의 재생연료 사용 비중은 8%를 밑돌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이 같은 재생연료 사용비중은 사우디아라비아(0%), 아랍에미리트(UAE, 2%), 그리고 싱가포르(4%)의 사정 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지만, 노르웨이(98%), 브라질(82%), 그리고 덴마크(80%)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편이다.
 
 
RE100 참여 기업의 국가별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 자료=에너지정책연구원
 
   
우리나라는 윤석열 정부의 출범과 함께 문재인 정부가 재생연료 개발을 앞세워 현상유지를 고수했던 원자력 산업을 부활시키는 한편, 국내외 수주를 통해 원자력 산업을 미래 부가가치 산업으로 성장시키고 있다. 하지만 원자력 의존도를 높일 경우, 러시아의 체르노빌과 일본의 후쿠시마에서 발생한 원전사고와 같은 치명적 원전사고에 대한 불안과 재처리하지 못하고 쌓아두어야 하는 폐기물처리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원전의 효율성, 안전성, 그리고 폐기물의 평화적 재처리를 담보한 원자력 산업을 내실화하는 한편, 재생연료 사업에 있어서도 이 분야의 선진국들과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의 적극적인 투자와 인력양성에 힘써야 한다. 친환경을 위한 우리나라의 실천적 노력이 현재의 꼴찌가 아니라 1등이 될 날을 고대해본다.

이영철 시인/대학교수

<저작권자 경제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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